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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약발' 군인까지 통했나…러시아 北노동자 집단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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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로 보낸 노동자 9명이 지난해 말 한국에 들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으로 끌려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대거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집단 탈북'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피하려다 느슨해진 감시망을 뚫고 군인 신분까지 탈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부산하나센터장은 25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2월쯤 러시아에 있던 북한 노동자 9명이 한국으로 들어왔다"며 "지금은 하나원에서 교육받고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와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의 신원은 전원 남성, 연령은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벌목 현장 등에서 일하던 노동자로, 2명은 의무 복무기간 중이던 군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는 2021년부터 국내 민간단체와 접촉해 탈북 의사를 타진했고, 이들 9명이 함께 탈출을 계획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터 끌려갈라"…러시아 파견 노동자 대거 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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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집단 탈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쟁 재건사업에 보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다수의 북한 노동자가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해 가을부터 전해졌다.
당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관리자급까지 대거 도주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 노동자의 파견 가능성이 나온 지역은 전쟁 최전선인 돈바스로, 이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 주를 아우르는 지명이다.
이 일대는 친러 성향들이 장악한 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선포했으며, 심각한 전쟁 피해로 재건 수요가 높아 값싼 노동력이 절실한 지역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7월 돈바스 지역의 DPR·LPR을 승인한 뒤 공화국 재건사업에 자국 노동자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협상해왔다.
로디온 미로슈니크 러시아 주재 LPR 대사는 지난해 8월 중순께 "신홍철 주러 북한 대사와 만나 북한 건설 노동자들을 재건사업에 투입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북 제재로 인해 북한 노동자의 공식적인 해외 파견은 불가능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017년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로, 회원국은 2019년 12월까지 자국내 모든 노동자를 송환해야 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도 3만여명의 북한 노동자를 본국으로 보냈다고 했지만, 여전히 유학생 등으로 신분을 숨겨 체류 중인 노동자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망 피하려다 느슨해진 감시망…군인까지 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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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같은 대북 제재가 오히려 탈북을 쉽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강 교수에 따르면 북한의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에 파견된 노동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군인을 비롯해 단체 합숙을 하는 인원들은 주로 대형 건설 현장에서 일한다.
수십명씩 숙식하다 보니 감시·통제가 심하고, 외출도 쉽지 않아 외부 정보를 접하기 어렵다.


40~50대 숙련공이 되면 회사 차원에서 파견을 나온다고 한다.
사장들이 당국에 바칠 상납금을 맞추기 위해 2~3명씩 '조'를 꾸리게 하고, 러시아어로 '레몬트'라 하는 아파트·주택 리모델링 작업에 투입한다.
이런 형태의 노동자 무리는 소수로 움직이다 보니 비교적 자유롭고, 일부는 스마트폰을 통해 남한 상황도 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탈북이 수월한 건 후자의 경우인데, 이번에 탈출한 군인 2명은 전자에 해당하는 것이다.
강 교수는 "북한은 대북 제재를 피해 파견 노동자의 신분을 숨겨야 했고 단체로 관리하던 인원들도 소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군인 신분으로 통제 수위가 높았던 노동자도 외부와 접촉할 수 있게 됐고 탈북 시도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4분기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민은 남성 18명, 여성 7명 등 25명이다.
당국은 국내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노동자 9명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관련 사안은 신변 보호 등을 위해 확인이 불가하다"고 말했으며, 국가정보원도 "탈북민과 관련해선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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