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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큰 선무당' 추신수, 야구인 각성 전환점이기를 [장강훈의 액션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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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우승 직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학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새해 벽두부터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독자에게 ‘올해도 잘 부탁한다’고, 위대한 도전에 나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새로운 40년을 준비하는 KBO리그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달라’는 부탁을 하려던 새해 소망이 날아갔다.
말의 무게를 절감하고 있을 추신수(41·SSG) 때문이다.
후폭풍이 거세다.
이슈가 많지 않은 설 연휴를 뒤덮었다.
앞다투어 비난 목소리가 날아들고 있다.
WBC 대표팀 구성을 둘러싼 추신수의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현지 라디오 인터뷰 탓이다.
인터뷰 내용을 곱씹어보면, 추신수의 발언 취지는 이해가 된다.
우물안 개구리에 만족하지 말고 더 큰 세상을 꿈꾸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WBC 대표팀 구성에 관해 ‘미래를 봤을 것’이라는 추신수의 개인생각도 연장선상이다.
다만 “말은 뜻을 전달하면 그만”이라고 역설한 공자의 말을 추신수가 간과했다.
뜻은 전달되지 않았고 워딩만 남았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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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WBC 베네수엘라전에서 1회 3점 홈런을 때려낸 뒤 포효하는 추신수.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그러나 말에는 무게가 있다.
자리가 주는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리빙 레전드’로 불리는 스타 플레이어가 공부하지 않은 채, 현안을 논하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다.
추신수 정도의 커리어라면 전후맥락을 더 살폈어야 마땅하다.
그가 전성기를 보낸 ‘메이저리그 같은 환경’은 주정부와 연방정부, 그리고 두터운 팬층의 뒷받침이 필수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뒷배’다.
KBO리그 인프라 개선을 원했다면,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순서다.
야구단이 돈을 벌 수 없는 구조부터 개선해야 인프라나 투자 확충이 가능하다.
안우진, 문동주의 WBC 대표팀 선발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젊은 두 투수를 선발하지 않은 대표팀 이강철 감독과 KBO 기술위원회의 고민을 한 번이라도 들어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즉흥적으로 내뱉은 말의 대가는 혹독하다.
다른 측면으로 보면 현역 선수의 발언 하나가 이렇게 큰 파문을 일으킨 게 언제였나 싶다.
불합리한 제도나 관습에 대해, 비록 내막은 모르지만 대놓고 저격(?)하는 ‘간 큰 선수’가 또 등장할까. 이번 사태로 침묵을 선택하는 야구인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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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원정팀 라커룸 공간이 부족해 장비 가방을 구장내 복도 한켠에 놓아두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하지만 정작 목소리를 내야할 순간에도 침묵한다면, 구단 버스에서 옷 갈아입고 계약기간 도중 사령탑이 경질되는 꼴을 당해도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가게 된다.
이 상태로는 학교폭력 가해자로 손가락질 받는 동료를 위해 손 잡고 피해자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는 동료를 기대하는 것도 욕심이다.
‘우리 식구이니 용서할 때까지 함께 사과하겠다’는 야구인은 현안에 ‘감히’ 쓴소리하는 야구인보다 더 적을 것이다.
상상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현안 공부는 하면 된다.
사안에 관해 자기 생각을 밝히는 게 일반화하면 자연스레 토론의 장이 열린다.
토론없이 만인이 고개를 끄덕일 해답이 솟아나지도 않는다.
때문에 야구계 현안을 야구인이 활발하게 토론하는 건 이상할 게 전혀 없다.
눈치볼 일도 아니다.
오히려 ‘윗분들 하시는 일’이라고 못 본 척, 못 들은 척하는 것에 창피할줄 알아야 한다.
설 자리를 스스로 갉아먹는 건 아닌지, 야구인들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갈라치기, 멸칭붙이기 등이 놀이처럼 번진 혐오의 시대여서, 말 한마디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두려움이 앞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말 때문에 덤터기를 쓸 수도 천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입밖으로 내뱉어야 결과를 알 수 있다.
야구계는 야구인이 바꿔야 한다.
야구로 보답하려면, 야구 현안을 내 일처럼 여기고 들여다봐야 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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